연회의 밤 - 이벤트 감상 / houses.fedatamine.com

벨레트 enters the scene

……이제 봄이라고는 하나, 페르디아의 밤은 역시 서늘하군.

디미트리 enters the scene

아직 성에서는 연회가 한창일 텐데. 벌써 지루해진 거야, 너는?

지루하다
너야말로

하하…… 그래, 예전 무도회 때도 너는 그런 모습이었지.

아니, 난, 지루하다기보다…… ……사람들 속에 있기도 부담스럽고.

……묘지를 다녀왔어. 한동안 꽃도 못 바쳤거든.

지금껏…… 두려워서 가질 못 했어.

하지만 언제까지 그들을 외면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선생님. 너는 중요한 것을 가르쳐 주었어.

아니, 물론 그것도 그렇지만…… 그런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거야.

아니, 물론 그것도 그렇지만…… 그런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거야.

농담이라니…… 정말, 너는…… 그런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거야.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군. 살아가는 법이라고 하면 될까.

만약 그날, 너를 다시 만나지 않았다면 분명 나는 전쟁터에서 비참히 죽었겠지.

수많은 적을 떠안고, 동료를 희생시키며 결국 아무것도 못 이룬 채 죽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돌아와야 할 곳으로 돌아왔지.

고맙다는 말로도 부족할 때는 뭐라고 해야 좋을까.

너는 나를 어둠 속에서 꺼내 주었고 ……여기까지 이끌어 주었어.

고마워, 선생님.

행복한가?
아직도 복수하고 싶나?

……모르겠어. 애당초 내가 행복을 누릴 자격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

나는…… 많은 사람을 내 손으로 죽였어. 어른, 아이, 귀족, 평민 가릴 것 없이.

……만약 속죄했다고 여길 날이 온다면 그건 아마 전쟁이 끝났을 때가 아닐까.

복수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기보다 해야 할 일, 당연한 의무였어.

내 삶은, 그날 더스커에서 죽은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나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은 따로 있어. ……이젠 확실히 말할 수 있지.

……자. 승리에 취하는 것도 오늘 밤뿐이야.

앞으로는 제국과의 싸움을 위해 준비를 해 나가야 할 테니까.

우선 공국군에 빼앗겼던 왕가 기사단을 현재 병력에 넣어 군을 재편하고……

제후의 도움을 받아 나라 안 제국 세력을 소탕하여 왕권으로 각지 병력을 모아서……

그다음은 상인으로부터 군자금을 빌려…… 아, 그래. 어서 물자 공출 요청부터……

할 일이 산더미……
힘내자

하, 하하…… 생각만 해도 머리가 다 아프군……

나 혼자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조금이라도 도와줬으면 해, 선생님.

……하지만 제국과 싸우려면 꼭 필요한 일이니 약한 소리나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제국과 공존할 수는 없나?
마침내 에델가르트와……

……적어도 에델가르트 눈에는 우리와 공존할 길 따윈 보이지 않을 거야.

……아아, 그래.

저기, 선생님. 언젠가 말했지. 사람은 다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그녀한테는 세이로스교의 존재 자체가 바로 그 받아들일 수 없는 무언가겠지.

그래서 더 그것을 떨쳐내고, 파괴하여 세상을 바꾸어 놓으려 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설령 그 녀석이 새로운 질서를 세우더라도, 그런 건……

……나는 그저 떨쳐내는 것이 아니라 인정함으로써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백성들이 나를 받아들여 주었듯이. 나도 그녀의 생각을……

왕국병 enters the scene

전하, 여기 계셨습니까!

그래, 미안하다. 찾게 만들었군. ……무슨 일이야?

방금, 레스터의 맹주로부터 급한 연락이. 서둘러 성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동맹으로부터 급한 연락? 클로드 녀석, 대체 무슨 일로…?

……곧장 가지. 선생님도 따라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