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파르 & 베르나데타 A

카스파르
베르나데타! 왜 그렇게 화났어?

카스파르
잘 모르겠지만 용서해 줘!

베르나데타
잘 몰라요? 그렇게 베르를 욕보여 놓고 모른다고요!?

카스파르
요, 욕보이다니 뭐가! 난 아무것도 안 했다고……

베르나데타
했잖아요! 큰 것도, 작은 것도 잔뜩!

베르나데타
가장 큰 건 그거예요! 저를 들쳐 메고 두 번이나 빈사의 중상을……!

카스파르
들쳐 메고……?

베르나데타
설마 잊었다고 하진 말아요! 그 멋진 석양을 봤던 곳 말이에요!

카스파르
아, 거기구나! 굉장했잖아? 왜 화내는 거야?

베르나데타
카스파르씨가 베르를 짐짝처럼 옮겨서 괴로웠기 때문이잖아요오오오오오오오!

카스파르
……그런 거였구나!

베르나데타
그런 거였구나! 가 아니에요! 엉망으로 다뤄진 제 입장도 생각해 보라고요!

카스파르
……미안해. 나 전혀 신경도 안 썼어.

카스파르
너한테 멋진 풍경을 보여 줘야겠다고, 그 생각밖에 안 했으니까……

카스파르
정말 미안해……

베르나데타
어어, 아니, 그게…… 아, 알았으면 됐어요!

카스파르
응, 알았어! ……그래! 사과로 뭔가 해 줄 테니까, 말해 봐!

카스파르
이 마음이 진짜라는 걸 네가 알아주면 좋겠어!

베르나데타
……그, 그래요? 그럼 그곳에 한 번 더 데려가 주세요.

베르나데타
하지만 두 가지! 두 가지 약속해 주세요!

카스파르
뭔데?

베르나데타
들쳐 메는 것도, 당기는 것도, 미는 것도 안 돼요. 상냥하게요.

카스파르
그래, 약속할게. 응? 근데 지금 건 세 개 아니었어?

베르나데타
지금 걸로 하나예요오오! 상냥하게 해 달라고요오오오!

카스파르
아, 알았어. 또 하나는 뭐야?

베르나데타
으음…… 그 장소에 데려가는 건 저만으로 해 주세요.

카스파르
그것도 알았어. 약속할게. 응? 근데 왜 그런 약속……

베르나데타
자! 사과라고 했으니 얼른 데려가 주세요!

카스파르
어, 응. 맡겨만 줘!

카스파르
오~ 안 늦었네. 훌륭한 석양이야!

베르나데타
그날 봤던 풍경이네요. 틀어박혀 있던 몸에 햇살이 스며든다……

카스파르
으하하, 뭐야, 그게. 너, 틀어박히는 데도 정도가 있지……

카스파르
좋아! 앞으로는 내가 이런저런 곳에 데려다 줄게.

카스파르
제대로 상냥하게 데려가 줄 거고, 데려가는 건 너만으로 할게.

카스파르
그거면 되지?

베르나데타
으아아, 왜…… 네, 못난 저지만 잘 부탁해요!

카스파르
뭐야, 그 인사는! 으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