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트 & 마누엘라 B

마누엘라
으음…… 쓸 만해 보이는 건……

페르디난트
오오, 아리따운 아가씨. 뭔가 책을 찾고 계십니까?

마누엘라
응, 좀. 그보다 페르디난트.

마누엘라
평범하고 가볍게 대하라고 했지? 「아가씨」라니 그럴 나이 아니야, 나.

페르디난트
그렇지 않을 리가요!

페르디난트
제게 있어 당신은 언제까지나 눈부시기만 한 가희, 아가씨이십니다.

페르디난트
5살에 처음으로 가극을 보고 6년 동안, 당신의 공연은 빠지지 않고 관극했습니다.

페르디난트
당신의 무대는 천상의 낙원과 같죠.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을 제게 주셨습니다.

마누엘라
세상에, 그렇게까지 말해 주다니. 어머, 나도 참…… 눈에 먼지가.

페르디난트
그중에도 당신의 검무와 노래가 화려하게 어우러지던 그 무대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페르디난트
한 손엔 검을 쥐고, 무대 위를 누비며 용감하게,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셨지요.

페르디난트
제가 처음으로 검을 쥔 것은…… 단련 때문이 아니라 그 검무를 따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마누엘라
어머, 그랬구나. 네가 무구를 좋아하는 것도 원천을 따지자면 내 검무가 시작인 거야?

페르디난트
그 말대로입니다. 당신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마누엘라
그건 좀 너무 나갔는데……

마누엘라
그래도 내 무대가 네 인생에 영향을 줬다니 영광이야.

페르디난트
영광인 건 제 쪽입니다. 당신이라는 존재와 다시 만났으니까요……

페르디난트
제가 앞으로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연을 맺든, 당신의 추억은 가슴 속 깊이 남아 있을 겁니다.

마누엘라
………………

페르디난트
왜 그러신가요?

마누엘라
……아무것도 아니야. 일말의 허무함을 느꼈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