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트 & 마누엘라 A

페르디난트
붉은 비를 맞으며 불타는 대지를 넘어……♪ 허공을 가르는 검을 불러들이는 하늘을……♪

페르디난트
복수의 시간…… 일어서라……♪ 복수의 황야에…… 피어나라, 피의 꽃이여……♪

마누엘라
어머, 페르디난트. 그 노래……

페르디난트
이, 이, 이거 마누엘라님! 훈련을 하러 오시다니 별일이군요!

페르디난트
아리따운 아가씨와 함께 단련할 수 있다니, 저는 감격스럽습니다! 자, 검을……

마누엘라
……페르디난트. 안 숨겨도 돼.

마누엘라
너, 흥얼거리고 있었지? 가장 인상적이라고 했던 노래.

페르디난트
……들으셨군요. 그대로입니다.

페르디난트
터무니없이 귀를 더럽혔군요…… 하아……

마누엘라
시무룩할 필요 없어. 기억하고 있다니 기쁜데, 나는.

마누엘라
후후후, 정말 그립다. 결전의 일막이지.

마누엘라
붉은 비를 맞으며, 불타는 대지를 넘어…… 허공을 가르는 검을, 불러들이는 하늘을……♪

마누엘라
복수의 시간, 일어서라……♪ 복수의 황야에 흐드러지게 피어라, 피로 물든 꽃이여……♪

마누엘라
……으음, 역시 전성기 때만은 못하네.

페르디난트
아뇨…… 훌륭했습니다! 어릴 적에 봤던 당신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페르디난트
당신의 노래를 눈앞에서 영접하는 영예를 얻다니…… 감개무량합니다.

페르디난트
아아…… 아직도 전신의 떨림이 멎질 않습니다. 몸속 깊은 곳부터 눈물이 터져 나올 정도입니다.

마누엘라
지, 진정해. 감동했다는 건 괴로울 정도로 전해졌으니까.

페르디난트
……이렇게 됐으니, 더 나아가 제 꿈을 이루게 도와주시겠습니까?

마누엘라
더 나아간 꿈이라니…… 어떤 건데?

페르디난트
이 검무의 상대를 제가 맡고 싶습니다.

페르디난트
무대에서는 상대역인 남자와 겨루는 듯한 표현으로 검무가 이루어졌었지요.

페르디난트
부디 한 곡 상대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마누엘라
그때만큼은 안 될 테지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거절할 수가 없네.

페르디난트
……감사합니다. 오랜 꿈이 하나 이루어졌습니다.

마누엘라
깜짝 놀랐어…… 이 정도로 깔끔하게 어우러지다니.

마누엘라
나랑 네 호흡이 훌륭하게 맞아 떨어졌어.

페르디난트
네. 이것도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만들어 낸 결과겠지요.

마누엘라
아니면, 내가 널 생각하는 마음이 만들어 낸 결과일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