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 & 린하르트 C / houses.fedatamine.com

하피, 린하르트 enter the scene

으아~! 쫄딱 젖었네…… 소나기가 내리다니.

으…… 엣취! 큰일이네.

어, 하피?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네. 아, 이 천으로 닦아.

자, 그러고 서 있으면 감기 걸린다? 홍차라도 가져다줄게.

응? ……?

비 오는 날에 마시는 홍차도 오랜만이네. 나쁘지 않아.

그게 비랑 무슨 상관이야? 하피는 차 잘 안 마시는데.

비가 오면 책을 읽고 싶어지지 않아? 뭐, 비가 안 와도 읽지만.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푹 빠져서 홍차가 다 식어 버리거든.

굳이 끓이는 의미가 없다고나 할까…… 그래서 오랜만이라고 한 거야.

흐음~ 아, 홍차 고마워.

덕분에 머리도 말렸고. 엄청 의외였지만 말야.

의외라니, 뭐가?

뭐냐니, 너 말야. 태도가 너무 달라지지 않았어?

항상 얼굴에 귀찮다고 써 붙이고 하피한테는 가까이 오지도 않잖아.

그야 당연하지. 난 몸 쓰는 쪽이 아니거든.

갑자기 전투가 벌어지면 난 방해물이 될걸. 그러니까 떨어져 있어야지.

전투? 하피가 한숨 쉴까 봐 그래?

린도 결국 그런…… 응? 결국 왜 다른 거야?

다르다니, 뭐가? 너, 말을 좀 자세하게 하는 게 어때?

그러니까~ 왜 그렇게 다정하게 대하냐고. 머리도 말리게 해 주고, 차도 내주고 말야.

하피가 식당에 들어왔을 때 다른 애들은 눈도 안 마주치고 후다닥 사라졌는데.

그게 이유인데…… 네가 세상을 비관해서 한숨을 쉴지도 모르잖아.

그랬다간 대참사가 일어날 거야. 참사를 막기 위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아, 그래. 너 자신을 위해서라는 뜻이구나.

챙겨 주는 것도 잘하고, 손재주도 좋고, 지금까지 생각했던 너랑 달라서 깜짝 놀랐어.

뭐, 놀라는 건 네 자유야. 내가 네 상상대로 움직일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네가 내 위험한 상상대로 한숨을 쉴 필요도 없어.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너 진짜 특이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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