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다 & 시릴 B

힐다
아, 시릴. 또 청소하는구나~

시릴
……힐다, 방해돼. 비켜.

힐다
말이 먹을 물을 채워 달라는 말을 듣고 왔어. 그런데 물통이 어디에 있는질 몰라서 말이야~

힐다
항상 있는 곳에 있다, 라는 말밖에 해주지 않는걸~

시릴
힐다가 매일같이 게으름을 피우니까 모르는 거잖아……

힐다
시릴, 청소하는 김에 물도……

시릴
물통이 있는 장소를 알려줄게. 우물 옆이니까 이번 한 번만 도와줄 거야.

힐다
……네~

힐다
도와줘서 고마워~! 시릴, 힘이 세구나~

힐다
그래도 많이 힘들지? 저기, 조금 쉬었다 가자~

시릴
다음 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그럼, 조금만.

힐다
………………

시릴
………………

힐다
저기~ 뭔가 말 좀 해 줄래? 난 침묵 싫어하거든~

시릴
이야깃거리는 네가 가지고 있겠지. 나는 침묵도 상관없어.

힐다
그런 게 아니라~ 오빠한테 보낼 편지 답장에 쓸 이야깃거리가 없어서 그래~

시릴
오빠? 힐다네 오빠는 그렇게 편지를 부지런하게 써?

힐다
부지런하게 쓴달까, 거의 노는 사람이지! 그것도 네가 걱정이다~ 하는 내용만 잔뜩이야.

힐다
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으면 더 걱정해대니까……

시릴
평소에 있는 일을 쓰면 되잖아. 오늘도 게으름 피우며 청소를 방해했다, 라든가.

시릴
여지껏 물통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라든가.

힐다
성격 나쁘네~~~ 시릴은 대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거야~?

시릴
남에게 떠맡기는 사람. 도를 넘은 게으름뱅이. 이런 사람, 팔미라에선 본 적 없어.

힐다
어머? 정말? 레아님 외에도 팔미라와 포드라에 차이점이 있었네?

시릴
네가 레아님과 같은 선상에 있으려 들다니 정말 건방지지만…… 그런 셈이네.

시릴
게다가 신기하게도 다들 그런 너를 도와주는 걸 싫어하지 않아. 그건 나도……

힐다
……응? 왜 그래?

시릴
……아무것도 아니야. 나, 슬슬 다음 일을 해야 하니까 가 볼게.

힐다
정말 성실하게 일한다니까~ 시릴이야말로 포드라에선 보기 힘든 사람이야.

힐다
……아~! 편지에 쓸 내용 결국 못 정했잖아!

힐다
으~ 어쩔 수 없지. 시릴에 관한 이야기라도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