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 잉그리트 B

잉그리트
늦어서 죄송합니다, 메르세데스. 잡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요.

메르세데스
어머, 그렇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자, 앉아, 앉아.

메르세데스
벌써 몇 번이나 다과회를 하는데도 잉그리트는 전혀 익숙해지질 않네.

잉그리트
죄, 죄송합니다…… 역시 이렇게 대접받는 건 상당히 어색해서요.

잉그리트
그래서 메르세데스, 오늘 다과회의 주제는 뭔가요?

메르세데스
있지, 실은 조금 고민이랄까, 넋두리를 들어 줬으면 해~

잉그리트
넋두리……? 별일이군요. 저라도 괜찮다면 뭐라도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잉그리트
항상 맛있는 차와 과자로 환대해 준 은혜가 있으니까요.

메르세데스
고마워. 들어 줬으면 하는 건 결혼 얘기야~

잉그리트
……결혼, 말이군요.

메르세데스
으응. 얼마 전에 양아버지한테 편지가 왔는데 대귀족이랑 혼담이 있다는 거야~

잉그리트
그 혼담을 받아들일 생각입니까?

메르세데스
그게 말이지. 어떻게 거절을 해도 억지로 결혼을 시키실 모양인데~

메르세데스
……근데 나는 사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거든.

메르세데스
상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귀족 집에 시집가면 그런 일도 어려워질 것 같아서……

잉그리트
……그렇군요. 그래서 당신의 양아버지의 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거로군요!

메르세데스
……응? 입을 막아……?

잉그리트
그,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나요? 절연이나 가출 같은 대책을 준비하는 줄……

메르세데스
……후, 후후후! 그렇게까지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아도 돼.

메르세데스
미안해, 정말 그냥 넋두리를 들어 주길 바랐을 뿐이야.

잉그리트
! 그랬군요…… 왠지 남 일 같지 않아서, 무심코 열을……

잉그리트
……저희 아버지도 가문의 존속을 위해서라면서 몇 번인가 제게 혼담을 가져오셨으니까요.

잉그리트
어릴 적엔 약혼자도 있었습니다만……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서……

메르세데스
그 약혼자하고는…… ……만약 살아 있었으면 결혼했을까?

잉그리트
글쎄요…… 어떨까요. 저는 전혀 상상이 가질 않아요.

잉그리트
하지만 그를 연모했던 건 사실이에요. 왕을 섬기는 기사라는, 긍지 높은 그 삶을.

잉그리트
저는 지금도 쭉 그와 같은 기사가 되고 싶습니다.

메르세데스
……그랬구나.

메르세데스
……후후, 뭐야~ 우리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잉그리트
그러네요. 성격도, 취미도, 특기도, 목표까지도 전혀 다른데도요.

메르세데스
응, 정말로 그래. 하지만 이렇게 함께 차를 마시다 보면……

메르세데스
우리가 걸어 온 인생의 차이점 같은 건 사소하게 느껴지지 않아~?

잉그리트
……분명 그러네요. 정말 다과회는 신비합니다.

메르세데스
아, 그렇지, 잉그리트. 나, 너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고 싶어.

메르세데스
얘기해 줘. 어릴 적 이야기나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과자 얘기도. 그리고……

잉그리트
후후, 물론입니다. 메르세데스가 상대라면 무엇이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