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뱅 & 메르세데스 B

실뱅
안녕, 메르세데스! 네가 있으니 이 대성당도 밝아지는 것 같네!

메르세데스
안녕, 실뱅. 별일이네~ 여길 다 오고.

메르세데스
넌 여자들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실뱅
하하, 그게 무슨 소리야. 난 널 만나러 온 거라고.

실뱅
너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다른 여자들은 다 필요 없어……

메르세데스
어라? 그 말, 얼마 전에 다른 사람한테 한 말 아니야~?

실뱅
어어, 그, 그건…… 그냥 작업 멘트, 입니다……

실뱅
만약 내가 「진심이야」 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거야?

메르세데스
글쎄. 그런 말은 좀 더 친해진 다음에 해 줘, 라고 하겠지.

실뱅
하하, 그렇지…… 젠장! 평소에 착실히 좀 살아 둘 걸!

메르세데스
후후후. 그렇게 억울해 하는 것도 어차피 진심은 아니잖아~?

메르세데스
……그래도 다행이야~ 저번에 내가 재미없는 얘길 해서~

메르세데스
따분하게 생각할까 걱정했는데~

실뱅
아니, 아니, 그럴 리가! 나야말로 괜한 얘길 물었다고 반성했는걸.

실뱅
……정말 너무하지. 우리라고 좋아서 문장을 갖고 태어난 것도 아닌데 말야.

메르세데스
응, 맞아…… 하지만 아이는 부모를 고를 수 없으니까.

메르세데스
……너는 어때, 실뱅? 너도 문장을 갖고 있잖아.

실뱅
어떠냐니…… 그동안 문장 때문에 어떤 일에 휘말려 왔냐고 묻는 거야?

실뱅
들어 봤자 기분만 나빠질 거야. 빈말로라도 유쾌한 얘긴 아니거든.

메르세데스
어머, 난 신경 쓸 필요 없어~ 넌 어떤 상처를 가졌는지 궁금한 것뿐이니까.

실뱅
……내게 문장이 없고 귀족 출신이 아니었더라도, 그렇게 말해 줬을까?

메르세데스
문장이나 가문 따윈 상관없어~ 나도 한 사람의 동료로서, 널 더 알고 싶은걸.

메르세데스
적어도 난, 네 문장이 아니라 네 얼굴을 보고 얘기하고 싶은데~

실뱅
……내가 졌어. 그런 말은 반칙이잖아, 메르세데스.

실뱅
난, 문장을 싫어해. 인생이고 미래고 죄다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리니까……

실뱅
문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후계자가 되고, 그 때문에 형에게 죽을 만큼 미움받았어.

실뱅
여자들은, 내게…… 아니, 내 피에 개미처럼 몰려들었고……

메르세데스
……미안해. 내가 괜한 일을 떠올리게 했구나.

실뱅
……미안, 나도 모르게. 아아, 젠장, 이런 한심한 모습을 보이려던 게……

메르세데스
……아니, 기뻐. 처음으로 네 진짜 얼굴을 본 것 같아.

메르세데스
……있지, 실뱅. 너라면 날 문장의 주박에서 구해 줄 수 있을까?

실뱅
그…… 그럼! 제 몸과 마음을 바쳐서라도 꼭 구하겠습니다! 좋아해, 그래, 결혼하자!

메르세데스
예,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