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트 & 길베르트 B

아네트
……무슨 일이에요, 아버지? 아버지가 저를 다 부르고……

길베르트
……그냥 심심하여 조각한 것이다. 받아라, 아네트.

아네트
아…… 이 목조 인형…… 가끔 아버지가 만들어 주던 거네.

길베르트
……그래. 지금도 마음이 내키면 조각한단다.

아네트
에헤헤, 귀엽…… 아니, 아니지. ……흥~ 그래서요? 저 보고 어쩌라구요?

길베르트
……어쩌라는 것은 아니야. 다만, 조각하는 동안 네 생각이 났을 뿐이다.

길베르트
어렸을 적에 너는 이걸 받으면 기뻐하곤 했었지.

아네트
……맞아요, 그랬죠. 그렇지만 저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에요.

아네트
이제 와서 이런 걸 줘 봤자 늦었어요. ……더는 기쁘지 않다구요.

길베르트
……아네트.

아네트
저는…… 아버지가 사라진 뒤로 계속 계속 외로웠어요.

아네트
하지만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고.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고.

아네트
그래서 아버지가 준 인형을 보면서 아버지를 생각하며 울기만 했다구요!

길베르트
……네가 필요 없다고 한다면 그건 버려도 상관없다.

길베르트
미안하구나, 아네트. ……내 생각이 조금 짧았어.

아네트
아, 기다려요, 아버지……!

아네트
아버지! ……으응, 아니지, 아니야. 이런 인형은 그냥 버리는 게 나아!

아네트
………………

아네트
……치사해요, 아버지. 어떻게 버릴 수가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