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 잉그리트 B

잉그리트
………………

펠릭스
……이봐.

잉그리트
……아, 미안. 책에 집중해서 못 알아차렸네.

펠릭스
또 시시한 이야기인가.

잉그리트
나라고 해서 딱히 매일같이 소설만 읽고 있는 건 아니야.

잉그리트
이건 상정 외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의 행동에 대해서 정리한…… 뭐, 일종의 문답집이야.

잉그리트
네가 논의 때 모두를 들끓게 만든 이후로 좀 흥미가 생겼거든. 봐, 예를 들어……

잉그리트
『주군의 명을 수행하는 중, 자신의 영지가 위기에 빠진 경우, 어느 쪽을 우선할 것인가.』

펠릭스
……시시하군.

펠릭스
그때 난 어디까지나 전술 얘기를 했을 뿐이야. 시시한 논리 얘기를 한 적은 없다.

잉그리트
……하지만 통하는 점이 있다고 봐.

잉그리트
아직 뒤를 다 읽진 않았지만, 이 문제의 답은 분명 주군의 명이겠지.

펠릭스
………………

잉그리트
그게 기사의 의무이고, 긍지니까. ……의무에 사정을 개입하는 건 허용되지 않아.

잉그리트
하지만…… 내가 그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사람으로서 그러진 못할 것 같고……

잉그리트
만약 누군가가 주군의 명을 우선하려고 한다면 나는 분명 막으려고 하겠지……

펠릭스
……………… ……너는 기사 따위랑 어울리지 않아.

펠릭스
슬슬 진지하게 결혼 상대라도 찾는 게 어때.

잉그리트
……뭐야, 그거?

펠릭스
말 그대로다.

잉그리트
……네가 기사도나 기사의 긍지, 그런 걸 싫어한다는 건 알아.

잉그리트
그런 잘난 척하는 소리를 들을 입장은 아니야.

펠릭스
그럴지도 모르지.

펠릭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전장에서 내가 무엇을 우선해야 할지는 알고 있다.

펠릭스
……형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잉그리트
그렌은……

펠릭스
……뭐, 됐어. 열심히 계속 헤매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