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트 & 힐다 C

힐다
……휴. 끝이 없네. 앗, 페르디난트.

페르디난트
응? 힐다. 내게 무슨 볼일이라도?

힐다
저기~ 실은 네게 부탁이……

페르디난트
유감이지만 부탁은 들어줄 수 없어.

힐다
끝까지 듣지도 않고…… 어떻게 알았어?

페르디난트
훗, 네 생각이야 뻔하지.

페르디난트
그렇게 남에게 의지하지만 말고, 가끔은 스스로 해결해 보는 게 어때?

페르디난트
너도 귀족이라면 게으름 피우지 말고 착실히 노력해서 성공을 거머쥐어 봐.

힐다
에이~ 그렇게 말해도 소용없어~ 뭐, 너는 귀족들의 귀감이겠지만.

힐다
항상 귀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말야.

힐다
저번엔 무구를 손질하고 있었지~ 그 많은 걸 혼자 해내다니 대단해.

페르디난트
흥. 그쯤이야 누구든 가능해.

힐다
아닐걸~ 지금 내 꼴을 봐.

페르디난트
너? 무슨 일인데?

힐다
서고 비품을 정리 중이었어. 끝이 안 보여서 곤란하던 참이고~

페르디난트
비품 정리로 곤란할 게 뭐 있어? 늘어놓은 뒤 개수만 세면 되잖아.

힐다
너무 많단 말야~ 너처럼 머리가 좋으면 간단한 방법을 떠올릴 수 있을 텐데~

페르디난트
……방법이 없는 건 아냐.

힐다
뭔데? 가르쳐 줘, 가르쳐 줘~!

페르디난트
조금만이라면. 그럼 잘 지켜보라고. 우선, 비품을 크기순으로 나누는 거야.

힐다
흠흠. 그 다음엔~?

페르디난트
그 다음엔 비품별로 정렬하는 거지. 이렇게 하면 수를 파악하기 쉬우니까.

힐다
오호. 그래서, 그래서~?

페르디난트
그리고 수를 세면 되는데…… 이렇게, 다발로 묶어 세면 효율적이지.

힐다
우와, 순식간에 끝났잖아~ 덕분에 한시름 덜었어.

힐다
페르디난트, 고마워~ 그럼 나중에 또 보자~

페르디난트
훗, 이쯤이야 식은 죽…… 이럴 수가. 나도 모르는 사이 다 해 버렸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