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베르트 & 페르디난트 A

휴베르트
이렇게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으니 묘한 기분이군요.

페르디난트
나는 홍차지만 넌 홍차가 아니잖아. 그 향, 테프 아니야?

페르디난트
분명 다그다의 특산품이었지…… 나는 그다지 취향이 아니야.

휴베르트
잘 알고 계시는군요. 역시 귀하답습니다.

휴베르트
귀하는 여러 면에서 에델가르트님께 뒤처진다고 판단됩니다만……

휴베르트
그 진지함만큼은 귀하가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페르디난트
음…… 어떤 의미지?

휴베르트
어떤 의미로는 우직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귀하의 그 적극적인 면모는……

휴베르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훌륭한 장점일 겁니다.

페르디난트
뭐?

휴베르트
귀족으로서 항상 탐욕스럽게 성장을 바라고 지식을 쌓아 벽을 뛰어넘기 위해 절차탁마한다.

휴베르트
보통은 돌아가거나 포기해 버리는 순간에도 귀하는 멈추질 않지요.

휴베르트
좀처럼 따라하기 쉽지 않습니다.

페르디난트
휴베르트? 어, 어떻게 된 거지?

페르디난트
감기인가? 아니, 혹시 중태인가!? 난 네 유언 따위는 듣고 싶지……

휴베르트
쳇. 그저 칭찬했을 뿐이니 기분 나쁘게 당황하지 말아 주셨으면 하는데요.

페르디난트
기, 기분 나쁘다고?

휴베르트
저는 제 판단에 감정을 넣지 않습니다. 그뿐입니다.

휴베르트
설령 귀하를 불쾌하게 느낀다 할지라도 그것과 귀하의 평가는 별개의 문제니까요.

페르디난트
……모든 걸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충의,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다는 건가?

페르디난트
너에 대한 인식을…… 다시 바꿔야만 하겠어.

휴베르트
큭큭큭큭…… 이해해 주셨나 보군요.

페르디난트
하지만 역시 너에게 칭찬을 받으면 소름이 돋는 걸 억누를 수가 없어.

페르디난트
차라리 편지로 적어 주지 그래.

휴베르트
……괜찮군요. 억에 한 번 정도 다음이 있다면 그땐 그렇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