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테아 & 시릴 B

시릴
………………

리시테아
시릴? ……멍하니 서서 뭘 하고 있는 걸까?

리시테아
……아아, 그런 거구나.

리시테아
뭘 보고 있나요? 시릴. 재밌는 것? 저도 보여 주세요.

리시테아
「사과 3개, 고약 2개, 흑연 1개」? 흥미롭네요. 뭔가의 암호인 걸까요?

시릴
……아니, 여기에 쓰여진 걸 사 오라고 해서.

리시테아
흐음, 그것뿐인가요? 그럼 방해하면 안 되겠네요.

리시테아
당신에게 상관하면 또 폐를 끼쳐서 혼이나 날 것 같으니, 이만……

시릴
……고마워, 리시테아. 네가 읽어 줘서 다행이야.

시릴
다른 사람들에겐 숨기고 있으니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줬으면 하는데……

시릴
나, 글을 못 읽거든. 그래서 곤란했어.

리시테아
어머, 그랬었군요. ……왜 숨기고 있나요?

시릴
글도 못 읽는 자에겐 일을 맡길 수 없다…… 같은 일이라도 벌어지는 게 싫으니까.

리시테아
흐음…… 그럼, 또 곤란한 일이 생기면 저에게 의지해 주세요.

시릴
……응, 그렇게 할게.

리시테아
꼭 「저」를 의지해 주세요. 사양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시겠죠?

시릴
어, 아, 응……

리시테아
좋아요. 그럼 더 늦기 전에 물건을 사러 다녀오시죠.

리시테아
……사야 할 물건, 뭔지 기억하시나요? 한 번 더 읽어 드릴까요?

시릴
그, 그럼, 부탁할게……

리시테아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똑바로 기억해 주세요.

시릴
리시테아는 거짓말이 서투르구나…… 내가 곤란해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

시릴
아, 누나 행세가 하고 싶은 걸까? 정말이지, 이상한 사람이야.

시릴
하지만…… 나에게 뭔가를 가르쳐 줄 때의, 그 기뻐하는 얼굴, 또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