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 이그나츠 A

메르세데스
어머, 이그나츠. 기도하러 왔어? 아니면 또 고민?

이그나츠
……그 뒤로 생각해 봤는데 역시 화가는 무모한 꿈 같아요.

이그나츠
독학해서 화풍도 제멋대로고 스스로의 재능에 확신도 없어요.

이그나츠
아버지를 설득할 수는 있을지……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이 없어서.

메르세데스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지. 간단히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냐.

메르세데스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양아버지의 뜻에 따라 여기 있는 거니까.

메르세데스
하지만……

이그나츠
하지만…… 뭔가요?

메르세데스
꿈은 나쁜 게 아냐…… 내 생각은 그래~

메르세데스
꿈꾸는 것조차 포기해 버리면 인생은 슬픔으로 가득 차 버릴 거야……

메르세데스
자유롭지 못한 인생 속이라도 작은 꿈을 조금씩 이뤄 가면 되지 않겠어?

이그나츠
……그렇구나. 그렇네요. 저도 화가라는 꿈이 있어 힘낼 수 있어요.

이그나츠
역시 메르세데스씨는 똑 부러지시네요. 존경스러워요.

메르세데스
어머? 나, 그런 말 들은 거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인데~

메르세데스
나는 그저 네가 꿈을 포기하지 않길 바랐을 뿐이야~

메르세데스
왜냐면 나, 네가 그린 여신님의 그림을 꼭 한번 보고 싶거든.

이그나츠
저, 정말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기뻐요……

이그나츠
저, 그런데 방금 메르세데스씨도 마찬가지라 하셨는데, 그건……

메르세데스
나도 미래가 정해져 있거든~ 귀족과 결혼하기로 말야.

이그나츠
겨, 겨, 결혼!?

메르세데스
어머, 그렇게 의외야~? 보기 드문 일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이그나츠
그래서, 그, 하실 건가요…… 결혼. 만약 제가 메르세데스씨였다면……

메르세데스
그러게, 어떻게 될까. 아직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

메르세데스
……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꿈만 있다면 해 나갈 수 있으니까.

이그나츠
어떻게든 될 거라니. ……역시 메르세데스씨는 굉장해요.

이그나츠
저, 메르세데스씨라면 어디에서든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리라 믿어요.

이그나츠
당신의 감싸 안는 듯한 다정함은 분명 누구에게나 구원이…… 앗!

메르세데스
……? 무슨 일이길래 갑자기 그런 얼굴이야~?

이그나츠
그, 저, 계속 여신님을 그리고 싶었는데, 그런데, 도무지 그릴 수가 없었거든요.

이그나츠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잘 안 돼서…… 그런데 갑자기 섬광처럼 번뜩였어요!

메르세데스
어머, 세상에! 그런 일도 있구나. 그럼 잊기 전에 그리는 게 좋겠다~

이그나츠
예, 그럼 협력해 주세요!

메르세데스
협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돕겠지만……

이그나츠
깨달았거든요! 제가 그려 왔던 여신님의 모습은, 메르세데스씨 그 자체라는 걸요!

이그나츠
얼른 그림 도구를 가져 올 테니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메르세데스
어머머…… 성단 앞에서 저런 말을. 천벌이 내리는 건 아닌가 몰라……

메르세데스
……뭐, 될 대로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