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테스 & 한네만 B

한네만
안녕한가, 세테스군.

세테스
당신도 참 끈질기십니다. 문장에 대해서라면……

한네만
아니, 그런 게 아닐세. 가끔은 자네와 잡담이라도 나눌까 싶어 찾아왔지.

세테스
……설마요.

한네만
의외인가? 세테스군. 내가 이래 봬도 수다쟁이 기질이 있거든.

한네만
그러니 그리 경계하지 말고, 내 작은 고민 좀 들어 주게나.

세테스
예에……

한네만
나도 나이 탓인지, 요즘 요통으로 고생을 하고 있지 뭔가.

한네만
무언가 요통을 낫게 해 줄 좋은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던 참이라네.

세테스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십니까?

한네만
거참, 해가 갈수록 늙어간다는 사실에 한탄하고 있지 않나.

한네만
하지만 자네는 예전과 다를 게 없구만. 나와 같은 시간을 보냈으면서 말이야.

세테스
겉보기에 티가 나지 않을 뿐입니다. 저도 나이를 먹은 걸 실감하니까요.

한네만
흠…… 그런가? 하지만 누이동생 일도 그렇잖나.

세테스
!

한네만
자네의 누이동생 흐렌군은, 내가 제국에서 대수도원으로 왔을 때쯤 태어난 것 같더군.

한네만
하지난 나는 자네가 누이와 만나거나 글을 주고받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한네만
그런데도 자네들 사이는 무척 애틋하지. 마치 여러 해를 함께한 가족처럼 말이야.

한네만
그럼, 이런 것 아니겠나? 흐렌군도 자네와 마찬가지로……

세테스
흐렌을 캐는 건 그쯤 하시죠!

세테스
그 아이가 지금껏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만에 하나 추궁하는 일이 있었다간……

세테스
저는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

세테스
저는 얼마든지 조사하셔도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협력도 불사하죠. 하지만……

한네만
진정하게. 흐렌군에게 접근하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으니.

세테스
맹세할 수 있습니까?

한네만
물론이고말고. 누이동생의 이름을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사죄하겠네.

세테스
이용이라는 건 또 무슨…… 앗!?

한네만
자네는 「필요하다면 협력하겠다」고 틀림없이 말했네?

한네만
나는 그 한마디면 충분해. 맹세코 누이동생에게는 접근하지 않겠네.

세테스
나이도 지긋하신 분께서…… 별수 없군요.

한네만
부디 늙은이의 지혜라 해 주겠나.

세테스
뭐, 제가 협력한다고 당신이 진실에 다다를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만.

한네만
나는 반드시 진실에 다다를 것이네. 그것이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니까.

세테스
그럼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