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레트 & 율리스 S

율리스
……내 부름에 응했으니, 지금부터 내가 무슨 말을 할지는 상상이 가겠지?

율리스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율리스
그런 당신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율리스
고작해야 야망과 부하, 약간의 돈, 그리고 이 얼굴 정도겠지.

율리스
……묻고 싶은 게 있어, 선생님. 당신은 그런 날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어?

율리스
……하핫, 뭐, 그래.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지.

율리스
자, 그럼 이걸 받아 줘. 구실은, 뭐, 언젠가의 보답인 셈 치자고.

율리스
당신을 우리 세력권 다툼에 말려들게 했던 때의 보답이야.

율리스
나랑 거래해. 이 반지를 대가로 당신을 원해.

율리스
……난 손 닿는 곳에 있는 녀석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 줄 알았어.

율리스
하지만 지금은, 가난처럼 시시한 걸 이유로 목숨을 잃는 녀석이 사라진 미래를……

율리스
지켜보고 싶어졌어. 그런 거창한 꿈이 이뤄질 거라곤 생각도 못 해 봤으면서 말이야.

율리스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신기해. 내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만 같거든.

율리스
하지만 분에 넘치는 소리를 할 생각은 없어. 나도 인간인 이상 언젠가는 죽게 될 테니까.

율리스
그렇게 되면 누군가 조직의 두목 자리를 잇게 되겠지? 그때를 위한 준비도 해 놨어.

율리스
그 녀석들이 꿋꿋이 살아가는 이상 내 꿈이 끝나는 일도 없을 거야.

율리스
내 이름이 지워지고, 조직과 꿈만 남는다. 처음엔 그걸로도 문제없었는데……

율리스
그런데…… 언젠가 내가 죽으면, 내 이름을 기록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더라고.

율리스
그리고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이었으면, 그랬으면 좋겠어.

율리스
……뭐, 뭐야. 내가 뭐 이상한 말이라도 했어?

율리스
그러니까 그건 만일의 경우…… ……하아, 뭐, 됐어.

율리스
확실히 당신을 원한다고 이야기한 입으로 죽은 뒤의 일을 이야기하다니, 무례했어.

율리스
……그래서? 받아 줄 거지?

율리스
뭐어? 또 불만이 남았어?

율리스
아아…… 그래. 아직 내 이름을 안 알려 줬구나.

율리스
미안,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입장상 함부로 떠벌릴 수가 없었어.

율리스
기억해 줘, 벨레트. 내 진짜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