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미트리 & 길베르트 B / houses.fedatamine.com

길베르트, 디미트리 enter the scene

……전하. 당신께 다시 한번, 병법이란 무엇인가를 지도해 드려야 하겠군요.

아시겠습니까. 대장이 직접 전선에서 창을 휘두르다니 말이 안 됩니다. 이제 삼가시길.

……자네 설교를 듣는 것도 오랜만이군. 나를 피하던 것 아니었나.

……그것과 이것은 별개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더 소중히 여기시지요.

……자네 말이 옳아. 나도 이번에는 경솔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원래 나는 싸움밖에 재주가 없어. 내가 장수로서 동료한테 해 줄 것은……

이 창으로 전쟁터에 길을 여는 것. 나는 그것이 승리로 이어진다고 믿어.

……뭐야, 그 표정은. 그렇게나 못마땅한가, 구스타브.

……아닙니다. 10년도 전에, 북벌 당시 폐하가 비슷한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나서.

언동이나 용모 모두…… 나이를 드실수록 전하는 폐하를 쏙 빼닮아 가시는군요.

당신을 보고 있으면, 저의 무력함과 죄스러움을 통감합니다.

……그 소리는 이제 됐어, 듣고 싶지 않아. 자네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비극의 날부터 전하는 변하셨습니다. 변해 버렸지요.

마치 본심도 감정도, 모두 다 마음속에 억누르고 계신 것처럼……

내 본심이 듣고 싶은가, 구스타브. ……그래. 그렇다면 하나만 말해 주지.

왜 자네는 그날, 나를 구한 거야. 왜 나를 그들과 함께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았냐고.

구스타브. 어떻게든 자신의 죗값을 치르고 싶다면……

나를 죽여. 지금 여기서.

……! 그것은…… 그것은, 설령 전하의 명이라도 받들 수 없습니다.

당신은 죽어 간 이들이 끝까지 지켜 낸 퍼거스의 미래, 그 자체이니까요.

전하를 구한 것이 바로, 저에게는 단 하나의 구원이었습니다……!

……전하. 방금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자신의 목숨을 더 소중히 여기십시오.

그래도 목숨이 아깝지 않다고 말씀하신다면 제가…… 제가 앞으로도 지켜 드리겠습니다.

………………훗, 그래. "앞으로도"라고 했겠다?

그럼 내가 정식으로 왕위를 이을 때, 자네도 왕국에서 일해 줘야겠군.

앗……! 기다려 주십시오, 저는, 아직…… 전하?

분명 아버지도 기뻐하실 거야. 그때는 다시 창과 병법 지도나 받아 볼까.

디미트리 leaves the scene

참으로…… 거짓말과 연기가 서툰 분이야. 나에게 들키지 않았다고 여기시는 걸까.

……자신의 죗값을 치르고 싶다면 죽여라…… 폐하,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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